존나 울 각오하고 갔는데 의외로 별로 안 울고 옴
울컥 5번 또르륵 2번 정도
보기 며칠 전에 구독 중인 모 존잘님이
룩백은 좀 얄미운 구석이 하셨는데
뭔지 알 거 같았음
난 재능 어쩌구의 좌절,,, 어릴 적 못다 이룬 꿈,,,! 이런 걸 생각하고 갔는데
사실 저런 질척질척한 이야기는 안 나오고
주인공 둘은 재능충들이라 커리어 적으론 승승장구를 한다 (공모전에서 우승함)
여기서 존나 얄미움
재능 운운 예술충 충돌 폭발 이런 것보단
유년기의 추억 ~ 추모 메세지(쿄애니 방화사건) 테이스트가 더 강한...
근데 이건 걍 내가 김칫국 마시고 간 거라 뭐 할 말 없다... 그치만 얄미운 건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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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노가 엄청 건방진 쿨찐처럼 굴다가 존잘 쿄모토 등장하고 나서
바로 자존심에 우드득 스크레치 나는 부분이 진짜 웃겼음
하여자초딩 후지노
쿄모토가 팬이라고 집에서 쫓아 나왔을 때도
쿨하고 세상에 관심 없고 자기 세계가 확실한 존잘 코스프레 한 부분이 제일 웃김
공감성 수치라기보단 그냥 웃기기만...
딱 저 나이대에 내가 하던 행동이랑 겹쳐져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음
나도 저 나이대에 반에서 유일하게 만화나 그림을 그리는 포지션의 초딩이었기 때문에 더...
이것도 만국 공통 정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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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입시를 하다가 정신병에 걸리고
절대로 그림을 직업 삼지 않겠다 결심해서
작중에서 보여주는 좋아해서 포기 못한다 식의 주제의식엔
의외로 그렇게 울음이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울컥... 은 함)
지금의 난 그냥 존잘들의 창작물을 픽셀 단위로 핥는 나태한 짓만 하고 싶어... 영원히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어떻게든 밖으로 끄집어내서 손을 혹사시켜서
작품이라 불릴 만한 것으로 다듬어 만든 후 사람들 앞에 공개하는 짓 같은 건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아
학원 바닥에 내 그림을 내려두고 주변인들과 내려봐야 했던 ptsd가 아직도 올라온다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두고 싶다고 말한 페이스 빔스군
날이 갈수록 그가 옳았다는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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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상상 이상으로 백합 테이스트가 짙다(고 느낌)
장르도 백합(로맨스)이 아니고 결론도 이야기도 전혀 그런 쪽이 아니지만
아무튼 애틋한 사이인 여자애 둘이 나오다 보니 유성애충은 자꾸 뭔... 뭔가를... 느끼는...
쿄모토가 미대에 가고 싶다고 발언한 후에 폭발한 쿄모토가
넌 내가 없으면 안 될 걸 식의 대사는 열등감의 표출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만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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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내용인데 제일 좋았던 건 영상미였음
여태 못 보던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스타일... 움직임이랑 화면구성이 진심 예술
내용 자체보단 그냥 프레임을 핥고 싶기에 한 번 더 보고 싶어짐
탐라에서 모리카와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를 봐서 크래딧 확인하니까
정말로 4컷 만화에 나오는 남주인공 성우가 모리카와 아저씨 (여주는 사카마야님)
이젠 정말 캐스트만을 확인하기 위해
영화가 끝나도 나가지 않고 쭉 앉아있는 몸이 되었다
총평
★★★★☆
영상미 짱!!!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거대한 슬픔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3점 드립니다